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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픈백과 : 0옴 저항(zero ohm resistor)을 사용하는 이유


오픈백과 : 0옴 저항(zero ohm resistor)을 사용하는 이유

 

 

전자회로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포토커플러나 변압기에 의해 전기적으로 분리되어 그 양 단의 전위 차가 별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보통의 경우, 혹은 전기적으로 분리된 양 쪽의 회로 블럭 각각은 모든 부품이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공통 그라운드(ground, 접지)를 가집니다.

회로 각 부분 모든 전압의 기준이 되는 공통 그라운드의 임피던스가 충분히 낮지 않아 빈약하게 설계되었다면, 노이즈에 민감해 지거나 심하면 제대로 동작이 보장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PCB에서 이 그라운드는 무조건 넓적한 하나의 판(ground plane)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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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끔 회로에 따라서,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등가적으로는 서로 구분되지 않는 같은 그라운드인데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PCB 상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그라운드가 서로 구분되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스위칭 전력회로와 같은 경우, 대전류가 흐르는 전력단과 이 전력단의 전력소자를 제어하는 제어단은 제대로 된 동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 연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같은 전위의 그라운드로 연결될 필요가 있음과 동시에, 되도록이면 서로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전력단의 스위칭 동작에 의해 대전류나 대전압이 단속되면서 각종 유도성, 저항성 노이즈가 전력단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데, 만약 제어단과 전력단이 한 판의 그라운드 위에 뒤섞여 있다면, 전력단의 이 노이즈에 의해 뒤흔들리는 그라운드가 제어단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어 회로의 오동작이 발생하거나 급기야 회로가 파손되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서로 전기적으로 연결되어서 전위의 기준이 되는 그라운드를 공유하면서도 서로간의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전력단의 접지와 제어단의 대면적 그라운드를 각각 형성한 뒤, 한 부분에서만 살짝 연결되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노이즈를 야기하는 대전류는 주로 전력단의 그라운드(보통 power ground라고 부릅니다) 판에서만 순환하게 되고 그라운드 판의 한 구석의 좁은 연결부를 통해 붙어있는 제어단의 그라운드(보통 signal ground라고 부릅니다)로 잘 넘어갈 수 없게 되어 전체 회로의 안정적인 동작을 도모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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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법으로 PCB를 꾸미고 싶을 때에, 0옴 저항이나 점퍼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마음속으로만 이 그라운드, 저 그라운드를 구분하면서 회로도를 그리면, PCB 제작 소프트웨어는 설계자의 마음을 알 길이 없기 때문에 전력단의 그라운드나 제어단의 그라운드나 모조리 한 판의 그라운드로 붙여 내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경우 회로도 상에서 0옴의 저항을 사용하여 제어단의 그라운드와 전력단의 그라운드를 연결하면 오직 0옴 저항 한 점을 통해서만 양 그라운드 판이 연결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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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외에도, 어떤 회로에 옵션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있을 때에, 0옴 저항이 붙을 자리를 남겨 놓고서 0옴 저항을 붙이거나 안붙이거나 하여 옵션을 바꾸는 용도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이 몇 가지 유사 모델로 나누어 질 경우, 내부의 PCB 회로는 전체적으로는 별 차이 없지만 작은 부분에서 옵션이 달라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옵션부를 enable/disable 하기 위해 0옴 저항을 사용합니다.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서는 전선으로 된 점퍼 선을 사용해도 되지만, 기계를 이용한 자동삽입을 하는 경우, 가느다란 점퍼 선은 기계로 집기가 어렵기 때문에 0옴 저항을 사용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